칭찬인터뷰 3편의 주인공은 영주지역자활센터의 이중근 팀장님입니다.
인터뷰를 시작하려하니 팀장님이 갑자기 자리 서랍에서 마스크를 찾아 꺼내셨는데요. 옆에 있던 고정식 팀장님의 ‘쓰는 게 더 이상해요.’ 한마디에 마스크를 벗고 기꺼이 카메라 앞에 서주셨습니다. 조금은 어색할 수 있었던 카메라 앞의 팀장님에게 영주지역자활센터의 직원분들이 장난을 치며 말을 걸자, 금세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화기애애한 영주지역자활센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계신 이중근 팀장님의 인터뷰를 전합니다.
팀장님께 전화로 인터뷰 요청을 드릴 때, 제가 ‘다음 칭찬 인터뷰 주자로 추천을 해주셔서 연락드렸다’고 말씀드렸었는데 그때 ‘….누가요?’라고 하셨어요. 어떤 의미로 하신 말씀일까요?
아니…(웃음) 저를 칭찬할 사람이 없어서요
이후에 박민철 팀장님께 전화하셨다는 소식은 들었습니다. 이중근 팀장님을 추천해주신 상주지역자활센터의 박민철 팀장님과는 어떤 인연이 있으신가요?
제주도 연수에서 만났었는데, 박민철 팀장이 한창 고민 많을 연차였어요. 그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었죠.
박민철 팀장님은 추천의 말을 전하시면서 이중근 팀장님이 자활 전체에 대한 고민이 많으시다고 말씀주셨어요. 팀장님의 가장 큰 걱정은 어떤 것인가요?
아무래도 자활의 애매한 포지션이죠. 사회복지와 사업이 섞여 있잖아요. 근로 능력이 미약한 분들이 일할 수 있게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매출도 나와야 하니까요. 그래서 처음 오시는 분들이 고생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팀장님의 그런 걱정은 관심과 애정에서 나온 것 같은데요.
애정 아니고 애증이죠!
네, 애증! 애증도 관심이 있어야 할 수 있으니까요. 팀장님을 이렇게 걱정시키지만 계속 붙잡아두는 자활의 매력이 뭘까요? 무엇 때문에 팀장님이 계속 이 일을 하시는 건지 궁금해요.
(잠시 생각) 못해본 일들을 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이죠. 제가 2015년에 입사해서 회계를 맡았어요. 해본 적 없는 일이었는데 맡았죠. 양곡 배송하느라 탑차 운전도 처음 했고요.
아, 그럼 회계 관련 전공이 아니셨어요?
아니에요. 사회복지 전공했고, 입사해서 센터에 사람이 많이 없어서 일을 많이 했죠. 그때는 정말 새벽까지 일하고 가는 날도 많았고, 잠깐 사우나 갔다가 다시 출근한 날도 있었어요.
오래 일하셨으니 그간 담당했던 업무가 많으실 것 같아요.
회계를 하면서 사업단을 4개씩 담당했었죠. 내년에는 회계를 다른 직원에게 넘기고 다른 일을 할 계획이에요
.
그럼 이제 영주지역자활센터의 회계는 누가 담당하시나요?
고정식 팀장이 할 예정입니다. 고정식 팀장같은 경우 제 대학 후배예요. 제가 직장 알아봐준다고 하고 이력서를 제출했죠. 집도 알아봐주고(웃음) 그게 바로 영주지역자활센터예요.
이중근 팀장님의 거의 취업알선을 해주셨네요.
제가 거짓말 한 건 없어요. 직장은 맞으니까요.
저는 당연히 회계 관련한 일을 전공하신 줄 알았어요. 지역자활센터 이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처음엔 아동 보육시설에서 일했고, 한 2년은 철근 자르는 기계를 설치하는 공장에서 일한 적도 있어요. 그러다 아는 분의 소개로 지역자활센터를 알게 됐고, 자활에 대해서 잘 모르는 상태로 입사했죠.
회계는 업무 특성상 정답이 있는 일이잖아요. 원래는 제가 준비해 온 질문은 정답이 있는 일만 하시다 보면 정답이 없는 일을 하고 싶어지시지 않냐는 거였는데요. 이미 하고 계셨네요.
그렇죠. 회계는 정답을 무조건 만들어야 하고, 사업은 정답이 없어요. 각자의 답이 있죠. 예를들어 참여자분 중에는 자립해서 기업으로 나가고 싶어 하는 분도 있는 반면에 남아있고 싶은 분도 있어요. 자녀분이 있으시면 교육급여가 있기 때문에 이걸 계속 받고 싶으신 거예요. 이럴 때는 정답이 없어요. 정답이 있었다면 저희 일이 쉽겠죠.
그럼, 팀장님의 정답은 뭐였나요?
저는 계속 계실 수 있게 했어요. 하지만 각자의 정답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분은 또 다르게 하실 수 있다고 봐요.
종사자 워크숍에서 발표하실 때 회계 서류를 잘 챙겨주지 않아 회계 담당자들이 힘들다는 토로를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회계 담당자로서 팀장님이 가장 곤란할 때는 언제인지 궁금해요.
저는 곤란하지 않아요.
왜요?
영주는 그런 일이 없습니다. 제가 회계 담당자니까요.(웃음)
(웃다가 기절)아… 영주는 모든 직원분들이 서류를 잘 챙겨주시는군요.
그렇죠. 영주는 전부 잘합니다. 서류가 없으면 제가 결재를 안 하니까요.(웃음) 사실 워크숍에서 발표할 때는 조원분들 의견을 많이 반영해서 이야기한 거였어요. 보통 회계 담당자들의 연차가 높지 않다 보니 곤란할 때가 많은데 저는 그렇진 않아요.
지금까지 일하시면서 가장 힘이 났던 순간, 언제이신가요?
아무래도 전국빨래자랑을 자활기업으로 내보냈을 때인 것 같아요. 정말 많이 싸우고 했지만, 결국 대표님들이 자립을 하셨으니까 그때 아무래도 힘이 났죠.
많이 싸우셨다고 했는데 어떤 일로 싸우셨나요?
지금 자리로 이전하기 전에 대표님들이 자활기업을 하고 싶어 하셨어요. 제 판단으로는 그때 매출이 나갈 정도가 아니었고, 그래서 이야기를 많이 했죠. 그러면서 싸우기도 하고, 그랬지만 결국 저는 계속 좋은 자리를 알아보러 다녔어요. 매출에 중요한 부분이니까요. 좋은 곳을 찾게 되어서 몇 개월 지난 후에 이사를 했고, 자활기업 창업까지 하셨죠. 제가 싸웠다고 표현했지만 감정적 싸움은 아니에요. 일적인 부분에서 약간의 충돌인 거죠.
자활기업으로 창업하고 나서는 서로 잘 푸셨을까요?
네, 그러고 나서는 제가 주장했던 것들을 대표님들이 이해해 주셨어요.
너무 일 이야기만 했는데 팀장님의 개인 생활에서 최근에 팀장님을 즐겁게 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아이들과 여행 가는 거요. 예전에는 일하느라 아이들 크는 것도 잘 못 봤어요. 매일 늦게 들어가니까. 이제는 일을 몰아서 쳐낼 수 있을 정도는 되니까 휴가를 내고 여행도 가고 그러죠. 최근에 결혼 10주년이기도 해서 가족들과 제주도로 갔던 게 가장 즐거웠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경북지역의 센터장님들께 직원들을 믿어달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직원들이 치열하게 고민하고 추진하는 것들을 믿고 지켜봐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중근 팀장님이 추천하시는 다음 칭찬인터뷰 주인공은 누구인가요?
영덕지역자활센터 박한조 팀장님입니다. 지금은 좀 줄었는데 제가 예전에 화가 좀 많았어요. 근데 박한조 팀장님은 항상 웃으면서 일하세요. 영덕지역자활센터에서 연차도 오래되셨고, 추진하시는 일도 많아서 힘드실 텐데도 그런 태도를 유지하시는 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팀장님 말씀처럼 화가 많은 시기인 것 같아요.(웃음) 박한조 팀장님도 화가 많았던 시기가 있으셨을지 갑자기 궁금합니다. 제가 한번 알아보고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