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합시다 인터뷰’는 지역자활센터, 자활사업단, 자활기업에서 일하고 계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코너입니다. 인터뷰자가 자활사업을 추진하면서 고맙고, 칭찬하고 싶은 사람을 다음 주인공으로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
<칭찬합시다 인터뷰>의 첫 대상을 선정하기 위해 경북광역자활센터 두 분의 직원에게 지금까지 일하면서 가장 고마웠던 사람이 누가 있는지 물었습니다. 두 명의 후보가 나올 테니 그중 인터뷰를 수락해 주시는 분을 찾아가겠다고 생각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두 분의 입에서는 한 사람의 이름이 나왔습니다. 바로 경북의 커피 공동브랜드인 CLOUDEN COFFEE 추진에 큰 역할을 하고 계신 구미지역자활센터의 최윤아 사회복지사님입니다.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나온 이름이니 고마운 마음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바쁜 시기에 흔쾌히 인터뷰를 허락해 주신 최윤아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 전하며, 첫 인터뷰를 공개합니다.
Q. 간단한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구미지역자활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최윤아 사회복지사입니다. 2018년 3월에 입사했어요. 이전에는 사회서비스 영역의 가사간병, 노인돌봄, 장기요양 일을 주로 하다가 자활의 중심은 사업이라는 생각에 한번 해보고 싶었거든요. 때마침 좋은 기회가 되어 보직 변경을 했고, 지금까지 자활사업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Q. 자활사업이 하고 싶어진 계기가 있으셨나요?
A. 사회서비스는 저 혼자 하는 일이잖아요. 혼자 알아보고 결정하고 해야하는 일이 많은데, 자활사업은 함께 일하는 선생님들끼리 논의하고, 조율하는 모습이 좋아 보였어요. ‘함께 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큰 계기였던 것 같아요.
Q. ‘함께 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말씀이 인상적입니다. 원래 사회복지를 전공하셨어요?
A. 사회복지를 전공하진 않았고, 늦게 공부를 시작했어요. 이전에는 회계, 영업, 노점 등 여러 가지 일을 많이 했는데 오래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다 사회복지를 공부했죠. 근데 공부를 하다보니 정말 저하고 잘 맞았어요. 사회복지로는 구미지역자활센터가 첫 직장이에요.
Q. 사회복지 일을 하신지 시간이 꽤 흘렀는데, 여전히 잘 맞으신지 궁금해요.
A. 가끔 버겁긴 하지만 좋아요. 자활사업의 장점은 개인으로 경험하기 어려운 다양한 분야를 체험할 수 있는 것이에요. 자활사업이 아니었다면 제가 이런 카페운영을 경험하진 못했을 것이고, 이러한 부분이 내 재산이 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같은 맥락으로 예전에 했던 회계나 영업 같은 일들도 현재 업무에 도움이 되죠. 세상에 의미 없는 일은 없나봐요.(웃음)
Q. 정말 그렇네요. 전에 하셨던 어려 일들을 활용할 수 있는 업무가 자활사업이라는 말씀 공감이 갑니다. 그만큼 자활사업이 다루는 분야가 넓고 일도 많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실무를 추진하면서 어려운 일은 어떤 것이 있으셨나요?
A. 아무래도 공공기관과 업무 조율하는 것이 조금 어려워요. 복지의 영역이지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사업’으로써의 이익도 무시할 수 없기때문에 주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더 많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어요. 판매 금액을 올리는 것도 승인이 필요한 게 현실이거든요.
Q. 많은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정말 힘드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커피 사업단을 맡고 계신데, 하시면서 특별히 힘들었던 점이 있으세요?
A.참여하시는 인원을 구성하는 게 제일 힘들어요. 참여자 분들의 대부분이 근로 의욕이 낮은 상태에서 오시는 곳이잖아요. 주5일 덜 버거운 일을 원하실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카페는 서비스업이라 사람을 상대해야 하고 그만큼 많은 에너지 소모가 있다보니 이 직무에 맞는 사람을 채용하고 구성원으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일이 조금 힘들어요.
근로 능력이 있는 분들이 오시지만, 근로 의욕은 또 다른 이야기니까 그러실 수 있겠네요.
A.카페를 이용하는 고객은 자활사업이 뭔지 잘 모르시잖아요. 다른 카페와 다를 게 없는 곳이어야 하죠. 그러다보니 고객을 상대하는 일, 카드 결제 같이 돈이 오가는 일에 어려움을 느끼는 참여자 분들에게는 아무래도 부담되실 수 있어요.
Q. 그렇다면 일하시면서 가장 보람있었던 일을 듣고 싶어요.
A. 자활 참여자분들이 저의 진심을 알아봐 주실 때인 것 같아요. 제가 늘 진심으로 대해도 그렇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도 많거든요. 잘 되셨으면 하는 마음에 하는 말들이 잔소리로 들리실 때도 있을 거고, 감시당한다고 생각하실 때도 있을 거예요. 드물지만 제가 여러 조언을 드리는 것을 진심으로 받아주시면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구나’ 하면서 보람이 있어요.
Q. 상투적인 말이지만 진심은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 같아요. 이제 조금 업무 외적인 질문인데요. 풍문으로 들은 바에 의하면 연장근무를 많이 하신다고 들었어요. 스트레스가 많으실 것 같은데 어떻게 해소하시나요?
A. ‘너무 한계가 됐다’ 싶으면 혼자 여행을 가요.
와! 멋져요. 최근에 혼자 여행을 가신 적 있으세요?
A. 서울에 다녀왔어요. 뮤지컬 레베카를 보고 왔는데 제가 처음으로 대작을 봤거든요. 대학로에서 하는 소극장 공연만 보다가 거금을 들여서 즐기고 왔습니다.
Q. 대작을 봐야 해소가 될 정도로 힘드신 것 같아서 조금 걱정도 되는데요.(웃음) 동료들이랑 수다 떨면서 푸는 것도 좋아하신다고 들었어요. 아무래도 동료들이 큰 힘이 되시죠?
A. 아무래도 동료들은 저하고 같은 걸 느끼고 같이 일을 하니까 공감대가 많잖아요. 길게 이야기하지 않아도 많은 걸 이해하니까 오히려 가족이나 친구는 잘 모를 부분들도 많이 나누고 있다고 생각해요. 일이 힘들어도 같이 하는 동료들이 으쌰으쌰 할 수 있으면 어떻게든 헤쳐갈 수 있어요.
Q. 구미지역자활센터 선생님들을 뵐 때마다 느끼지만 정말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계신 것 같아요. 좋아 보여요.
A. 서로 의지하고 있어요. 가더라도 같이 가자.(웃음)
Q. 가긴 어딜 가세요… 이렇게 최선을 다해 일하고 계신데, 실무자로서 힘이 되는 한마디가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동료, 상사, 참여주민으로부터 어떤 말을 들었을 때 가장 힘이 나세요?
A. ‘선생님 때문에 내가 버티는 거다’ 이런 말이죠. 그 말을 하는 사람이 어떤 포지션에 있든 이 말 자체가 서로 의지하고 있고 엮여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해서 힘도 나고 그래요.
Q. 눈물이 날뻔했어요. 마지막으로 경북에 계신 다른 자활종사자분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편하게 해주세요.
A. 자활사업이 하나만 잘해서 되는 사업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실무자가 많이 힘든 것 같아요. 실무자 선생님들에겐 같이 힘내자고 말하고 싶고, 윗분들에겐 우리가 모두 잘 적응해서 오래 일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잘 만들어 주셨으면 한다고 전하고 싶어요.
Q. 저희 인터뷰 코너 타이틀이 ‘칭찬합시다’예요. 최윤아 선생님께서 칭찬하고 싶은 분과 이유를 말씀해주세요.
A. 제가 칭찬하고 싶은 분은 상주지역자활센터의 박민철 팀장님입니다. 이번 종사자 워크숍, 특판전, 자활한마당 때 뵈었는데 늘 뛰어다니시더라고요. 저도 행사 있을 때 바쁘게 뛰어다니지만 사실 끝에 가면 지쳐서 걷고 그러거든요. 근데 박민철 팀장님은 마지막까지 뛰셨어요. 그 모습 보면서 ‘와 저분 정말 대단하시다’고 생각했어요.
Q. 다음 주자 칭찬까지 긴 시간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올해 사업이 잘 마무리되어서 어서 야근하시지 않는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어요.
A. 감사합니다.
격무 속에서도 ‘사회복지가 잘 맞는다’는 말이 기다렸다는 듯이 나오는 최윤아 선생님의 가장 큰 원동력은 구미지역자활센터의 동료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인터뷰였습니다. 최윤아 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자활 종사자 선생님들이 동료들과 함께 즐겁게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겼습니다.
최윤아 선생님이 칭찬하고 싶은 다음 인터뷰 주자는 경북지역자활센터 종사자 워크숍에서 ‘자활의 허리’ 발표로 깊은 인상을 남기신 박민철 팀장님입니다. 지치지 않는 체력의 소유자인 것으로 짐작되는데요. 다음 편을 기대해 주세요!